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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2-11 12:10
제2회 개인전을 열면서..
 글쓴이 : 花岡
조회 : 2,852  




자연을 닮은 자연, 의미화된 자연 


 
정겹고 따사로웠던 가을 햇살은 어느덧 초겨울의 차가운 심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열정에서 사색으로, 결실에서 갈무리로, 계절적 전환기의 몸부림 속에서 김정자 작가 또한 기존 해오던 작품들과
인고의 시간을 거쳐 잉태한 새로운 경향의 몇 작품들을 동시에 선보이고 있다. 

 자연 속에서 자연을 꿈꾸는 김작가의 기존 작품은 서정적인 주제와 함께 꼼꼼하게 자연을 관찰하면서 자연과 감응,
동화된 세계를 보여준다 각 색채들은 잘난 척 드러내지 않고 시골 아낙네처럼 다소곳이 자기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시골 장독대와 흙담 아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맨드라미 등의 꽃들도 토속적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마르셀이 홍차에 과자 한조각을 적시는 그 순간 기억의 미로 속으로 빠져들었듯이 화면 속의 낯익은 정경들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마음 한켠에 겹겹이 쌓인 먼지 속의 일상들을 되살려 내면서 향수에 잠기게 한다.

  앞선 작품이 자연에 대한 1차적 대상인식에 의한 사실적 표현에 충실한 작품이라면, 근래 새롭게 시도되는 몇 작품들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도 있지만 본질적인 면에서 상이한 측면이 있다. 즉 2차적인 반성적 사고를 통해 자연에 대한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고, 의도된 세계에 의미를 두고자 한다. 단순화된 터치, 간결한 색채, 치밀하게 디테일한 묘사, 나비와 꽃의의미화된 관계 등에서 자연에 대한 이해의 폭이 깊어지고 다양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작품 <생명의 환희>는 꽃의 이미지와 여성인체 특정부분의 추상화된 이미지와의 만남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새 생명의 희열과 떨림을 느끼게 한다. 은유적으로 드러나는 유기체적 질감, 자유로운 듯 긴장한 듯 춤추는 붓의 흐름, 여성의 품속 같은 부드럽고 따뜻한 색조와 공간 등 각 조형요소들은 스스로 존재의 가치를 표현한다.
 이는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독특한 자기 세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작가에게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헤르만 헤세는 "새는 알을 깨고 부화한다. 알은 세상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반드시 한 세계를 먼저 깨야한다"고 했듯이 예술가는 자기만의 고정된 인식의 벽을 깨어 버릴 때 예술영역은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으며 작품의 폭과 깊이 또한 달라질 것이다. 김작가 또한 변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에 대해 아낌없는 갈채를 보내며 예술에 대한 끝없는 열정과 노력에 걸맞은 좋은 결과가 항상 뒤따르리라 확신한다. 



                                                        이승우(미술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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